December 14, 2025 . 아름다운교회 성탄절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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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았을 당시에 성탄절을 앞두고 거리마다 캐롤이 울려 퍼지고 건물들에는 온갖 장식들이 화려하게 놓여져 있었습니다. 그런가하면 백화점이나 대형마켓들은 누가누가 더 화려한가를 대결이나 하는 듯이 엄청난 돈을 들여 장식을 하고 사람들은 끌어 모았습니다. 미국에서는 그만큼은 아니지만 유명 쇼핑몰이나 호텔을 가면 화려한 장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성탄절은 화려함과 연결이 되어 있는 듯 보입니다. 그렇다면 약 2,000년 전 예수님이 이땅에 오신 날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예수님이 오신 베들레헴은 화려한 불빛으로 예수님의 탄생을 맞이했을까요? 그곳은 즐거운 노랫소리가 들리고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의 탄생을 기쁨으로 맞이했을까요?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예수님이 태어날 당시 유대 지역은 로마 제국의 통치 아래에 있었고,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명령으로 인구조사가 시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때 유대 지역의 분봉왕이었던 헤롯은 권력 유지에 집착해 폭정과 불안을 낳았고, 백성들은 정치적, 경제적 억압 속에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태어난 그곳은 화려하고 밝은 불빛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만이 가득했습니다. 예수님이 태어나신 곳도 호텔이나 병원이 아닌 마굿간이었습니다. 가장 비참하고 가장 낮은 곳에서 태어나신 것이죠. 하지만 예수님의 탄생은 그 자체로 우리에게 던져주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화려함이나 권력이 아닌 겸손과 낮아짐 속에서 하나님의 구원 역사가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주신 것이죠. 예수님은 가장 낮은 곳으로 오셔서 하나님 나라의 방식이 겸손과 섬김과 은혜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내 보여주셨습니다.
우리의 마음 속에는 화려해지고 싶고, 높아지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화려하고 멋있고 잘 갖추어진 곳에 가기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화려함 때문에 보지 못했던 것은 없는지, 화려함 때문에 찾아가야 할 사람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화려함 때문에 하나님의 나라의 방식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성탄절을 맞이하며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이 있습니다. 아무도 찾아가지 않고, 아무도 돌보지 않는 소외된 이웃이 분명히 있습니다. 강한 빛을 보고 나면 눈이 뿌옇게 됩니다. 화려함을 한번 보고 나면 우리의 눈이 돌아오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 화려함에서 일단 우리의 눈을 떼야 합니다. 그래야 화려함 뒤에 감추어진 우리의 이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섬겨야 할 대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찾아가서 일으켜 줘야 할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 곧 성탄절입니다. 우리가 낮은 곳을 향하여 갈 때 하나님 나라는 우리를 통해 이땅에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것이 성탄절을 맞이하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이지 않을까요? 화려함의 유혹을 잘 피하시고 우리의 이웃을 돌보는 시간을 보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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